[기고] 방치된 '생활 속 미세플라스틱' 규제해야

입력 2019-05-12 17:36  

향기 담은 세제용 미세플라스틱
생태계 교란하고 인체에도 유해
화장품처럼 사용제한 법제화해야

윤영미 <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공동대표 >



최근 전 세계 환경·보건계의 관심사는 단연 ‘미세플라스틱’이다. 미세플라스틱은 5㎜ 미만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강과 바다로 유입되면서 어패류가 섭취하고 수(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인체에 대한 유해성도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입자가 작아 혈관, 림프 체계를 통해 우리 몸에 침투해 간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우리나라 연안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돼 있다.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이 ‘네이처 지오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인천 연안과 낙동강 하구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세계에서 두세 번째로 높다. 국내 연구기관의 조사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최근 금강 수계 6개 지점의 물 시료와 5개 지점의 물고기에서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확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연구에서도 서울, 광주, 부산의 대형 수산물 시장에서 판매한 조개류 4종(굴·담치·바지락·가리비)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 밖에 국내 판매 중인 국내산 소금 2종과 외국산 소금 4종(해양수산부), 먹는 샘물 6개 제품 중 1개 제품(환경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가 간과하는 분야가 있다. 특정 목적을 위해 생활화학제품에 첨가되는 미세플라스틱이다. 유럽연합(EU)의 유럽화학물질청은 올초 화장품, 세정제 등 생활용품과 페인트, 광택제 등 건축용품에 첨가되는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앞서 영국도 면도용 거품 제품, 치약, 샤워젤 등 일부 생활용품과 화장품 제조에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스크럽제 등 화장품과 치약, 치아미백제 등 의약외품에 대해서만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반면 환경부 소관인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사용 규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생활화학제품은 다른 플라스틱 제품과 같이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침투해 있지만, 미세플라스틱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섬유유연제와 합성세제, 세정제, 자동차용 코팅제 등 생활화학제품에는 제조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성분이 들어간다. 이 제품들을 사용하면 미세플라스틱을 그냥 강이나 바다로 흘려보내는 셈이다. 어쩌면 플라스틱 조각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령 고농축 섬유유연제 제품에 함유된 향을 감싸는 성분이 미세플라스틱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 대부분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향을 담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은 우리 옷에 붙어 좋은 향을 풍기지만, 상당수는 생활하수로 유입돼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결국 어패류를 통해 우리 식탁에 다시 오른다.

환경부는 “생활화학제품 내 미세플라스틱 함유 실태를 조사하고 규제 방안을 마련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패류를 섭취하는 소비자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와 언론에서도 생활화학제품 내 미세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다. 환경부가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한시바삐 관련 규정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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